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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자들의 도시
2020-02-26 오전 10:06:33 변억환 편집장 mail pen100@naver.com




    전염병은 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갑자기 찾아온 질병에 이 남자는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앞이 보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이 남자를 부축해준 사람이 감염된다. 이 남자를 치료한 병원 의사가 감염된다. 2차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사람들이 감염되면서 감염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전염병에 감염돼 앞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은 격리된다. 시설에 격리된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것이기에.
    군인들이 격리된 사람들을 통제한다. 감염자를 통제하지만 군인들 역시 절대로 감염자들과 접촉하지 않는다. 격리된 사람들은 배달된 식사로 끼니를 해결한다. 이들을 격리한 상태에서 식사를 운동장 한가운데 가져다 놓으면 감염자들이 가져다가 먹는 것이다.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 격리된 사람들과 이를 감시하는 군인들은 절대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군인들마저 감염되고 도시 전체 인구가 감염된다. 단 한명 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염돼 ‘눈먼자들의 도시’가 되자 도시는 마비된다. 교통도 통신도 방송까지도. 무질서 속에서 폭력이 벌어지고, 원초적인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포루투갈의 소설가 주제사라마구가 묘사한 ‘눈 먼 자들의 도시’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전염병이 창궐하면 도시가 어떻게 되는지 이미 25년 전에 작가는 자신의 소설속에서 생생하게 묘사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가. 전염된 확진자들이 격리되고, 격리된 그들은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배달되는 음식을 먹는다. 대구의 한 병원에 격리된 환자들이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곳에 격리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대구시민들이 사실상 자체격리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집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필요한 생필품은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배달된 것을 사용한다. 그런데 대구만이 아니다.
    코로나19에 전염된 감염자를 치료하던 의료진도 감염됐다. 감염자를 검사하고 치료해야할 보건소 팀장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보건소가 문을 닫았다. 이 팀장은 나중에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자 국회가 문을 닫았다. 법원은 재판을 중단했다. 검찰은 피의자 소환조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체육관들은 거의 모두 다 문을 닫았다. 프로배구는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른다고 한다. 군부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미 수천 명의 군인이 격리됐다.
    사람들은 식당에 가지 않는다. 여럿이 모이면 감염의 우려가 높기에 집에서 혼밥을 한다. 대리운전기사와 접촉하는 것이 불쾌해서 저녁 술자리를 피한다.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받는 것이 꺼려진다. 대중교통도 피하고, 많은 직원이 한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회사들은 자택근무를 고려하고 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반갑지 않다.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도 않는다. 침이 튀길까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도 붙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오래가면 곤란하다. 소설 속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가 확진자를 늘려가는 기간이 길어지면 도시는 마비될 수밖에 없다. 도시의 마비는 국가 기능의 마비를 불러온다. 그러면 불가피하게 무질서가 등장하고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 그렇기에 막아야 한다. 코로나19의 전파확산을 막아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국가나 지방정부가 확산되는 전염병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다. 이제 시민 개인 개인이 스스로 막는 수밖에 없다. 전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자. <1093호>



    <저작권자©안산정론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2-26 10: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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